한국장애인개발원 Korea Disabled people's Development Institute

구독신청
한국장애인개발원 Korea Disabled people's Development Institute

기사

섹션과 코너

함께하면

人 : 터뷰

제목 작성자 전문

끊임없는 발전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을 만들다

(주)브이드림 김민지 대표

글. 박성혜 + 사진. 봉재석

장애인 재택근무 환경을 구축하고, 장애인 일자리를 개발하는 곳이 있다. 이들이 만든 시스템으로 더 많은 기업이 장애인을 채용하고 더 많은 장애인이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변화의 환경을 만들어 낸 사람, 바로 ㈜브이드림 김민지 대표이다. 우리 원은 지난 8월 ㈜브이드림과 업무약정을 체결하고, 디지털 심화시대에 맞는 장애인 일자리 직무개발 등을 함께하고 있다. 11월의 첫날 ㈜브이드림 서울 사무소에서 김민지 대표를 만났다.

본문

장애인 일자리, AI를 더하다

㈜브이드림(이하 브이드림)은 장애인 HR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HR은 인적자원(Human Resource)의 줄임말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인사팀 조직에서 직원 채용, 교육, 평가 등 인력 운용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브이드림은 수많은 기업이 장애인 직원 채용·관리를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장애인이 재택에서 원활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그녀의 첫인상은 단아하고 또 당당했다. ‘똑소리 난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맑게 웃는 모습은 상대 기분마저 즐겁게 한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회사를 소개하는 중 툭툭 튀어나오는 부산 사투리는 정겹다. 그리고 그 안에 장애인과 함께하는 일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시스템 ‘플립(Flipped)’ 개발

유년기에 어머니를 따라 장애인 기관에 봉사활동을 다녔다. 주변 가족과 친구 중에도 장애인이 많았던지라 장애인과 함께하는 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 세상 속 현실은 달랐다. 미술대학 졸업 후 IT 기업을 거치면서 배운 세상 속에는 불평등과 편견, 제약이 만연했다. 그녀는 IT 기업 대외사업 분야에서 일했다. 주변 회사에서 장애인 채용에 문을 열지 못해 망설이는 곳이 많았다. 대부분 장애인 의무고용 대신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현실이었다. 채용은 어떻게 해야 할지, 채용 후 어떤 직무에 배치할지, 인사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이들이 걱정만 한가득 안고 있었다.
“잘 다니던 IT 기업을 2017년 12월 퇴사하고 퇴직금으로 2018년 1월 창업했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귀동냥한 것들이 제게 창업의 아이템이 된 셈입니다. 저, 디자이너, 개발자 이렇게 세 명에서 시작했습니다. 퇴직금은 6개월 만에 바닥을 찍었고, 첫 매출요? 2019년 여름에 나왔습니다.”
그렇게 만든 시스템이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시스템 ‘플립(Flipped)’이다. 특허청의 특허를 받은 시스템 ‘플립’은 장애인과 기업의 다리가 되어준다. 기업은 유연성이 확보된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스마트한 개별 맞춤형 직무로 장애인의 업무 연속성과 고용 안정성을 마련한다. 장애인은 출퇴근 및 업무 관리, 소통 등 장애 유형별 맞춤 재택근무 환경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장애인 웹 접근성 기능까지 강화해 편리성까지 높였다. 기업과 장애인 모두를 위한 원스톱 시스템인 셈이다. “장애인 기관 및 기업과 신뢰를 쌓아가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듯 기업이든 장애인 학교·복지관·가정을 찾아가서 이야기하고, 또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수요조사를 했습니다. 플랫폼을 만들고 장애 유형을 반영한 직무개발도 끊임없이 했습니다. 저희 플랫폼을 이용 중인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주변에 추천과 소개를 해주면서 플랫폼을 사용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다양한 일자리에 장애인이 취업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의 사례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두를 위한 원스톱 시스템

야놀자, 홈플러스, 신한라이프, 티맥스그룹 등 직무 분야도 IT, 시설관리, 유통 및 운송, 서비스업, 외식업 등 다양하다. 장애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직무도 300여 가지가 되고 장애인의 개별 능력까지 정리한 인력풀까지 시스템을 통해 기업과 장애인이 각각 원하는 직무와 직군을 찾을 수 있다. 장애인에게는 취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무교육, 고충 상담 등의 취업 후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초창기에는 장애인, 기업 모두 의심하는 마음을 갖고 저희를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시스템 안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장애’에 관한 사회적 인식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주변에서는 장애인 관련 사업은 수익성이 없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하게 걸어가 보면 언젠가 인정받을 수 있는 때가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브이드림은 장애가 아닌 사람을 보는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함께 일할 때, 서로의 가치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비대면 업무 환경, ESG 경영으로 시장 확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원격 업무 등 모든 산업군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났고 기업에 ESG 경영이 중요한 지표로 떠오르면서 조직 문화까지 변화를 맞았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 바빠졌다. ESG 경영의 하나로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이 늘어났다. 이런 변화가 브이드림에게 기회가 되었고, 브이드림의 지원 서비스 및 컨설팅 시스템은 빛을 발했다.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업과 메타버스 사무실인 ‘메타드림’을 구축했다. ‘플립’ 플랫폼과 연동해 가상 사무실을 구현했다. 메타드림에서 장애인 근로자의 능력은 무한하다. 장애로 인한 제약과 한계는 없다. 브이드림의 커뮤니티 ‘드림터’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과 추가 연동을 통해 메타드림의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 및 현지 기업의 장애인 고용은 물론 보조공학기기 개발, 장애 예술인 육성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해 가고 있다.

장애인을 향한 세상의 편견 뒤집다

브이드림은 단순히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돕고, 장애인특화재택근무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처한 현실, 장애인을 향한 편견을 뒤집어 장애인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브이드림의 기업 미션이 그녀에게 원동력이 되고 사명감으로 뛰게 하는 힘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돈’보다 자신들이 이뤄가는 ‘가치’가 더 행복하다는 그녀. 브이드림의 가치가 세상에 빛을 더하는, 모두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변화의 씨앗이 되길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