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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평등을
컬러유니버설디자인

글. 정성윤 팀장(KCC 컬러디자인센터)

우리 원은 2023 유니버설디자인 공감주간 일환으로 지난 10월 21일 ‘모두를 잇다, 있다’라는 주제로 ‘유니버설디자인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물리적·인지적·사회적 연결을 돕는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국내외 연사들의 발표가 있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컬러유니버설디자인(Color Universal Design, 이하 컬러유디)에 대한 국내외의 사례가 발표됐다. 국내에서는 KCC컬러디자인센터의 정성윤 팀장이 ‘모두를 위한 컬러 디자인’이란 주제로 지하철 노선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내 적용된 안전사인 배색, 학교의 교실과 복도, 계단 등에 컬러유디를 적용한 사례를 공유했다. 국외에서는 일본의 시마네대학교 다나카 나오토 객원교수가 ‘초고령 사회의 표지판 환경 디자인’을 주제로 일본의 안내표지판 변화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시각장애인을 포함해 저시력 노인 등 다양한 계층에게 공평한 정보제공을 할 수 있는 안내표지판의 조건을 제시했다.
이번 호에서는 유니버설디자인 국제 세미나에서 국내 컬러유디 사례로 소개된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자.

본문

컬러유디의 개념은 배리어프리(무장애) 디자인으로부터 시작한다. 과거에는 다른 색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그러나 사회의 포용적 인식 확대로 환경, 제품,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시작되며 불편을 느끼지 않는 디자인에서 나아가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디자인 관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컬러유디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및 색약자 등 개인의 유전자 특성이나 눈의 질환에 의해 다양한 색각을 가지는 모든 계층을 배려하는 색채디자인이다. 컬러유디의 기본 개념은 장애의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색채디자인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 색을 인식하는 방법은 개개인이 가진 유전자의 특성이나 다양한 눈의 질환에 따라 다르므로, 이러한 다양한 색각을 가진 사람을 배려하고 가능한 한 모든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이용자의 관점에서 만든 색채디자인 개념이다.
컬러유디 고려 대상은 폭이 넓다. 우리나라는 2060년 전체 인구 대비 44%를 고령 인구(65세 이상)로 예상한다(2020, 통계청, ‘2020 고령자 통계’). 또한 국내 전체 인구의 남자 5.9%, 여자 0.5%에 해당하는 색약자 또한 컬러유디의 중요한 대상이다(2015, 보건복지부,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혼이민자·귀화자는 약 213만 명으로 ‘외국인 주민 통계’가 시작된 2006년 대비 4배가 증가했다(2022, 행정자치부 ‘외국인주민현황조사’). 한국 내 결혼이민자·귀화자 규모가 지속적 증가세를 보인다. 이 모두가 컬러유디 고려 대상자로 볼 수 있다. KCC 컬러디자인센터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의 원리에 대해 연구와 적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컬러유디 안전 사인 배색 개발

최근 3년 내 준공한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 안전사인 배색 현황 조사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였다. 위급한 순간에 빠른 인지가 필요한 비상벨, 소화전, 안전 사인은 대부분 고채도의 빨강색으로 이루어져 있다(한국 국가기준 표준원 공공디자인 색채 표준 가이드라인: 빨강). 이는 주차장 등 공간에 사용되고 있는 여러 색의 조합에 따라, 색약자와 고령자의 시각에서는 인지가 어려울 수 있는 경우가 과반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보완하고, 색채 설계 단계에서부터 컬러유디 개념이 안전하게 들어가기 위해 추가 연구하여 컬러유디 안전 사인 배색을 개발했다. 이는 약 200명의 다양한 연령대 및 색각인을 대상으로 시인성, 가독성, 조화성에 관한 설문을 통해 고안했다.

지하 주차장 및 학교 재도장 컬러유디 특화

판교 원마을 11단지 지하 주차장 재도장 공사를 위해 앞서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컬러유디 특화 색채디자인을 진행하였다. 기존은 시인성 낮은 색채계획에 명료성을 더하는 컬러 패턴과 네온 컬러를 적용하고, 직관적인 방향 그래픽 및 픽토그램을 조화롭게 계획하였다. 또한 기능 구역 및 시설물 설치 구간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여백을 활용한 강약 조절을 통해 리듬감과 명쾌함을 높였다. 코너 및 꺾임 구간 명채도 차이를 통해 시인성을 강화하기도 하였다. 그 외 지하 주차장 인명사고 등 비상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하여 컬러유디 관점을 적용한 소방시설 배색 가이드도 제시하였다.
송파 오금중학교에서는 층별 구분된 색채계획을 통해 학생들의 이동 편의성과 실내구조를 명확하게 하여 안전성을 가지도록 하였고, 특히 개방공간의 경우 복도와는 다른 색채계획을 통해 개방감을 증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