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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성자 전문

장애특성보다는 사회제도 개선에 초점둬야

- 국내 최초 장애인보도 영상 가이드 제작 -

정리. 편집실

디지털과 영상이 문화의 주류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이다. 그만큼 언론의 보도 영상이 갖는 파급력 역시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원이 지난 7월에 공개한 ‘장애인보도 영상 가이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애인보도 영상 가이드’는 지난해 우리 원이 진행한 장애인정책연구 공모사업에서 선정된 ‘불편함과 과잉정보를 제공하는 장애인 보도영상 분석’연구(안문경)를 재가공한 것이다. 연구는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KBS, MBC, SBS 방송 3사의 대표뉴스 총 82개의 보도를 모니터링했다. 이 중 유사한 보도 패턴을 보이는 뉴스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장애인복지, 사건, 사고 등을 다룬 48개의 보도 영상을 배경영상, 인터뷰 영상, 휠체어 사용 장애인 영상 등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동안 언론매체 등이 참조할 수 있는 장애 관련 올바른 용어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발표된 바 있지만, 영상 보도에 대한 가이드는 최초이다. <디딤돌>이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본문

기존 보도 영상의 문제점

1보도와 관련 없는 영상 제공

카메라 숏의 각도를 활용하여 장애인의 모습을 과다하게 노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장애인 폭행 피해 관련 보도에서 보도와 관계없는 다수의 장애인 모습을 보여주거나, 홍수로 인한 장애인 거주시설의 피해 현장을 보도하면서 시설 목욕탕 및 체육관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의 모습을 노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도 주제에 한정해서 장애인을 촬영한 장면을 제공해야 합니다.

2장애인과 비장애인 인터뷰 화면 차이

뉴스에서 인터뷰는 움직이지 않는 고정화면 사용이 표준입니다.
12건의 보도 영상 중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동일한 숏으로 인터뷰한 영상은 3건에 불과했습니다. 장애인 인터뷰 화면의 경우 얼굴, 특정 부위를 확대하거나 신체 전체를 보여주는 등 장애 특성을 부각하는 불필요한 정보에 해당하는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동일한 숏으로 인터뷰해야 합니다.

3장애 특성의 강조

장애인 관련 보도의 주제는 장애 특성 문제가 아닙니다. 장애 특성을 강조하는 보도 영상은 장애인의 개인정보를 노출하고, 신체적 불편함을 보여주어 미디어 수용자가 보도 내용에 집중할 수 없게 합니다.
뇌병변 장애인을 취재한 보도에서는 불편한 손동작을 클로즈업하고 영상을 장애인의 신체 아래에서 위로 이동시키며 장애의 불편함을 부각하였습니다. 장애인 주차장을 없애버린 아파트를 취재하면서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의 변형된 신체와 보행 기구 등을 강조하였습니다.
즉, 장애의 특성보다는 장애인과 관련된 사회제도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해야 합니다.
* 미디어 수용자: 언론의 보도를 읽고, 듣고, 보는 모든 독자와 시청자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촬영

장애인단체의 시위 관련 보도에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을 보여줄 때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기법을 자주 사용합니다.
이 영상 기법은 다른 보도에서도 반복 사용하였습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 인터뷰 영상에서도 같은 패턴이 보입니다.
타인이 나를 아래에서 위로 훑어본다면 기분이 좋을까요?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 대한 카메라의 무빙을 지양해야 합니다. 휠체어의 불안정한 이동이 아니라 장애인의 이동을 어렵게 하는 사회제도와 기반 시설의 문제점 보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언론에서는 장애인의 불편한 생활 모습이나 장애 특성에 대한 보도가 아니라 관련 주제에 집중하는 보도 영상이 제작되어야 합니다. 언론을 통해서 미디어 수용자의 인식이 장애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제도와 기반 시설의 문제 등으로 전환되도록 해야 합니다.

언론이 제작해야 할 장애인보도 영상이란?

● 장애인 관련 주제의 심층화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등함과 중립적 시선
● 장애 특성이 아닌 사회제도 개선에 초점을 둔 영상
● 시각적 과잉이 아닌 절제 보도의 효과
●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이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장애인 촬영에 대한 차별성을 없애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장애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언론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