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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터

함께하는 즐거움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다

국산콩 100% 두부를
생산하는 동암자활자립장
글. 조민경 + 사진. 봉재석
너른 잔디와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 잘 가꿔진 정원이 먼저 반겨 준다. 동암자활자립장 장애인 근로자들은 사계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매일 마주하며 일하고 있다. 정원을 배경으로 조성된 동암복지촌 내에는 동암자활자립장를 비롯해 장애인 근로시설, 특수학교(초·중·고·전공과), 전북특별자치도 장애인복지관, 장애인 거주시설이 함께 모여 있다. 덕분에 기관 간 연계를 통해 체계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게 된 특별한 일터, 동암자활자립장을 소개한다.

두부,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가다

동암자활자립장은 사회복지법인 동암의 산하기관으로 두부를 생산하고 판매·납품하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이다.
“2001년 장애인직업재활시설로 문을 연 이후 임가공 사업을 위주로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수익 창출의 한계에 부딪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1년 두부사업을 새롭게 시작했어요.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로 인증받고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습니다.”
동암자활자립장 정진남 원장은 경영상 어려움의 타개책으로 두부 생산 사업을 시작했고, 꾸준히 장비를 보강해 두부 생산시설 체계를 갖춰 나갔다. 2022년에는 식품안전관리 인증(HACCP)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우수한 품질로 꾸준한 성장 이뤄내

오전 9시 30분, 동암자활자립장 장애인 근로자 전원은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해 업무 준비를 시작한다. 콩 선별부터 세척까지 재료 준비 작업과 살균 과정, 포장 및 운반 작업을 하는데, 시간대에 맞춰 교대로 작업하고 있다. 취재진이 들어선 작업장에는 두부 포장과 운반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계 앞에서 포장을 위해 가지런히 대기하고 있는 두부가 눈에 들어온다. 대기 중인 두부는 장애인 근로자의 손에 의해 기계에 들어가 포장이 완성되어 나온다. 기계에 두부를 넣고 빼며 포장 작업을 하는 손길이 매우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다음은 운반 작업. 포장된 두부 표면에 묻어 있는 물기를 꼼꼼히 닦아 상자에 차곡차곡 담은 후 저온 창고로 운반한다. 조금의 물기도 남아 있지 않게 하려는 눈빛이 진지하다. 이렇게 숙련된 작업과 세심함으로 완성된 두부는 로컬푸드 매장 및 학교급식, 공공급식센터 등에 납품된다.
“저희는 품질이 우수한 100% 국산 콩만 사용하고 있고, 생산된 두부를 당일 또는 다음날 납품하고 있어 늘 신선한 두부를 소비자에게 전달합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요. 매출도 안정적이고, 매년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죠.”
정 원장은 이렇게 두부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장애인 근로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말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일하신 분들이에요. 모두가 스스로 열심히 일하고 급여를 받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늘 화기애애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출근 자체를 즐거워해요. 예전에는 종종 다투기도 했는데 이제는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편안하고 돈독한 사이라는 건 이들을 잠깐만 지켜봐도 알 수 있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사진 촬영을 위해 서로를 챙기는 동료애는 보는 이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두부포장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

두부포장 겉면에 물기가 남아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

믿음 속에서 성장하는 행복한 일터

장애인 근로자들이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는 작업 능력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정 원장은 이들에게 꾸준히, 지속적으로 기회를 주며 작업 능력을 키워 나갔다.
“두부 생산과 더불어 다양한 임가공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들 대부분이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는 겁을 내고 익숙한 것만 하려고 하는 편이었어요. 그럴 때 실수하더라도 꾸준히 해 보라고 계속 다독이고 권했습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주었고요.”
동암자활자립장의 장애인 근로자들은 정 원장의 묵묵한 독려와 믿음 속에서 나날이 성장했고, 지금은 작업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맡은 일을 척척 해내고 있다.
동암자활자립장은 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해 여가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계절에 맞게 나들이나 산책, 또는 문화행사에 참여하고 있고, 점심시간에는 작업장에 마련된 탁구장에서 탁구를 즐기기도 한다. 근무 외에 여가 생활을 즐기며, 사회성이 발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 원장은 현실적으로 취업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이 사회 속에 발을 내딛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예전보다 장애인 복지가 많이 변화됐고, 앞으로 분명히 더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장애인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장애인직업재활 분야에 관심을 두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우리 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다양한 경험과 훈련을 통해, 보호받는 존재가 아닌 사회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동암자활자립장은 앞으로 지역사회 중증장애인 고용을 늘려 가려고 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해내면서 성취감을 느꼈으면 해요. 그것을 시작으로 꿈을 꾸며 더 큰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동료들과 즐겁게 임가공 작업을 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의 모습

이광수 님

“이곳에서 훈련 장애인으로 시작해 일을 배우고 채용돼 12년째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 때마다 뿌듯하고 다른 사람들이 못 하는 일을 할 때는 정말 기쁩니다. 무엇보다 월급받는 날이 기다려지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서 매일 출근하는 길이 신이 납니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일해서 돈도 많이 벌고 장가도 갈 겁니다.”

이혜란 님

“처음에는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고 제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는데,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어요. 가지런하게 정리해서 담는 건 누구보다 일등입니다. 일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도 하고 재미있는 일상을 나눌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동료들과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동암자활자립장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로 두부 생산 및 판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에게 직업재활 훈련 프로그램과 근로 기회를 제공해, 작업 능력을 향상시키고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천잠로 275

문의 063-231-6666

홈페이지 http://www.dongamcenter.org/html/work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