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과 함께 완성하는 정신장애인의 일터

내일로 나아가는 길
마음샘정신재활센터(이하 마음샘)는 1996년 보호작업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1999년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 중 작업훈련시설로 운영하다 2011년 시설유형을 주간재활시설로 변경하여 정신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마음샘을 이용하는 정신장애인 중 많은 이들이 취업을 목표로 직업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의 자립을 누구보다 응원하는 장명찬 원장은 정신장애인에게 직업재활은 당사자뿐 아니라 가정, 나아가 지역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가정에 정신적인 어려움을 가진 자녀가 있다면, 그 가정의 모든 생활 패턴이 무너지게 됩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힘들어지죠. 그런데 만약 그 자녀가 당당하게 자기 일을 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한다면 어떨까요? 가족들은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정신장애 당사자는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하기도 하고, 다시 학업을 시작하며 미래에 대한 평생계획을 생각하기도 하지요. 각자의 삶을 살게 되니 집에 모였을 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도 생기지요. 직업재활을 통해 당사자만 행복하고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거죠. 이런 가정이 늘어날수록 지역사회가 건강해집니다.”
마음샘은 정신장애인의 회복과정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으로 맞춤형 사례관리, 3CM 모형(개별맞춤, 강점 중심, 직업재활)을 실시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저를 포함한 센터의 직원들 모두 정신장애 당사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지 함께 분석하고 공부하면서 최적의 방법을 고민한다는 의미입니다. 당사자마다 다른 이야기, 다른 고민과 요구가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그들의 상황에서 생각해보는 거죠. ‘이 일을 하면 된다.’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끼고, 잘할 수 있는지도 함께 고민합니다. 그래서 카페 직무 외에도 양봉이나, 농사 같은 다양한 직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어제도 농장에서 일을 했더니 얼굴이 까맣게 탔다며 웃는 장 원장은 다양한 일터를 경험해야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며, 체계적인 직업재활로 원하는 곳에 취업하는 것이 장애인 근로자의 희망이자, 자신의 바람이라 말한다.

마음샘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좌)나성태, (우)황진훈 씨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며 사회 복귀의 꿈을 이룬 두 사람
커피에 담긴 일터의 가치
마음샘은 2011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보건소 내 ‘건강카페 샘’을 시작으로, 현재 12곳의 카페와 커피 이동스넥카 ‘레인보우’를 운영 중이다.
카페에서 장애인 근로자들은 커피 만드는 기술뿐만 아니라 손님을 응대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 적응력을 향상한다.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카페라는 일터에서 현장 중심의 직업재활 교육 및 훈련이 진행되는 것이다.
장애인 근로자에게 자립의 꿈이 이뤄지는 일터인 카페는 지역주민의 삶 속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정신건강의 소중함을 알리는 장애 인식개선의 역할도 수행한다.
“주변에 장애인 시설이 생긴다고 반대하는 지역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참 안타까웠죠. 경험하지 못한 데서 오는 두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센터는 지역주민분들이 홍보를 많이 해 주세요. 우리 지역에 이런 시설이 있고, 여기서 다양한 일들을 한다면서 말이죠. 이분들 덕분에 저희가 새로운 사업을 용기 있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장애인 근로자들이 카페에서 커피 내리고, 농사짓는 모습을 보니까 막연했던 두려움도 줄어들고, 가까이 생활하다 보니 하나의 공동체가 된 것이죠.”
정신장애인 한 명의 직업 상담과 직업 훈련부터 취업까지, 이들의 자립을 위해서는 당사자와 가족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나아가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장 원장은 말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장애인을 채용하는 데 있어 고용주가 의지가 있다고 해도 정식 채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적습니다. 근로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비장애인의 경우와 같습니다. 직원을 채용할 때 단점을 찾는 것 보다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을 발견하고 그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맡긴다면 훌륭히 그 몫을 해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와 같은 시설에서도 그에게 맞는 일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요. 그렇다면 그들의 회복과 자립도 성공하리라 생각합니다.”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은 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직업상담, 직업평가, 직업적응훈련, 현장중심 직업훈련, 취업알선과 취업 후 적응지원 등 다양한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여 중증장애인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나성태 님
센터 교육으로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하고, ㈜마음샘에서 2017년부터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실력이 향상된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처럼 조현병이 있어도 보통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황진훈 님
센터의 직업재활을 통해 13년째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적성에 맞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정신장애인도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하면서, 카페에 찾아오시는 고객께 친절하게 응대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마음샘정신재활센터 & ㈜마음샘
마음샘은 정신재활센터와 사회적기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업훈련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삶’을 지원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 754번길 26-17
문의 031-242-0877
홈페이지 www.ikpr.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