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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풀어보는 장애인의 심리 지원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

글. 송인애 ㈜한국장애인심리지원센터 대표, 오산대학교 사회서비스학부 겸임교수
자녀에 대한 부모의 고민은 끝이 없다. 장애자녀의 양육에서 생각할 거리는 더욱 많아진다. 부모는 장애자녀 돌봄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소진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이번호에서는 장애자녀를 둔 부모의 실제 고민을 통해 양육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CASE 1

장애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자녀의 돌봄 과정에서 직면하는 가족의 어려움은 생애주기별, 장애 유형별, 장애 시기별, 장애 발생원인 등에 따라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부모가 경험하는 심리·정서적인 문제는 장애아동의 출생과 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양육 과정에서의 사소한 변화에도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자녀의 특정 행동에 대해 피로함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에 가족들이 지혜로운 돌봄을 위해 충분히 대화하며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족 간 수용 정도가 다르므로 서로의 감정 표현을 지지하며, 구성원이 준비되었을 때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지역 내 지원과 서비스의 정보 공유와 활용에 대해서도 함께 충분히 의논하고 지원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교육시설을 이용하는 자녀가 학교에서 하교하는 오전에는 엄마가 다른 시설이나 치료실에 동행하고, 아버지가 퇴근하여 자녀와 가벼운 활동을 하거나, 다른 비장애자녀와 요일을 정해 활동합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으로 서로의 욕구 충족을 위한 여가 활동에 소극적입니다. 만약 활동지원사가 지원되거나,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가족 구성원은 돌봄이 아닌 개인 활동을 통해 생활 속 쉼표를 찾도록 노력하는 것을 권합니다.

#CASE 2

청소년기의 독립을 준비해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자녀의 청소년기 독립에 대해서 모든 부모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장애자녀의 경우 분리 또는 독립에 대한 부모의 불안감이 더 큰 것도 사실입니다.
자녀의 독립을 위해서는 첫째, 자녀가 스스로 정서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내적 통제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감정을 통제하는 방법을 만들어 주세요. 화가 날 때 좋아하는 물건을 떠올리기, 거꾸로 숫자 세기,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부르기 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3분 동안 다른 방법으로 통제하는 연습을 하도록 지원합니다.
둘째, 장애자녀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작은 성공 경험을 쌓고, 자녀의 주도적인 입장을 견지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것, 더 큰 성공 경험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가정과 사회에서의 적응 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소모임을 통해 관계 맺기의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자녀가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경험해 보기를 권합니다.

#CASE 3

아이가 어릴 땐 부모이면서 친구도 되어주겠다 생각했는데, 커가면서 친구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지적장애 자녀에게 지속적인 모임이나 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은데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까요?

지역 내 복지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등 교육 모임이나, 자조 모임을 통해 매 달 하고 싶은 것을 정하고, 실행하며 그 안에서 관계에 대한 확장과 변화에 대해 배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기주장과 자기결정은 추후 사회참여에서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볼까요?
카페에서 하루 5시간 일하는 발달장애인 A씨는 일을 마친 후 지역 내 종합복지관에서 주 1회 연극을 배우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자조 모임을 통해 월 1회 영화를 봅니다. A씨는 연극을 하며 극 중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고민도 하고, 때로는 하고 싶은 역할에 여러 명이 손을 들 경우 상대방 눈치도 보며, 또 누군가 양보도 하고 서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하고 싶은 역할만 할 수 없다는 것에 속상하지만 복지관에서 열리는 연극 발표 때 분장하고, 역할에 맞는 복장을 하면 긴장되고 짜릿한 기분을 느낍니다. 그리고 연극이 끝나면 꽃다발을 받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최근에는 볼링을 시작했습니다. 점수는 잘 안 나오지만 순서에 따라 레인에 서고, 친구들이 박수치며 환호성을 부르면 으쓱합니다. 또 스마트폰에 스케줄을 적어 정리하며 약속의 중요성을 배웁니다.
이러한 모임의 시작을 자녀가 스스로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가족이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모임을 지원하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면, 자녀가 더 많은 관계 속에서 욕구를 충족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도 배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