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없는 모두의 숲길을 소개합니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병환
불행은 노크 없이 찾아온다. 팔순의 연세에도 건강을 자랑처럼 여기던 어머니가 급성 담낭염으로 갑자기 병원에 실려 갔고, 패혈증으로 악화되어 의식불명에 빠졌다. 담당 의사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라는 말까지 했고 가족이 할 수 있는 건 교대로 중환자실을 지키는 것뿐이었다. 불행처럼 행운도 그렇게 찾아왔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입원이 그랬었듯 회복도 거짓말처럼 진행됐다. 하루 만에 의식을 잃었던 어머니는 이십여 일 만에 깨어났고 한 달 후에 퇴원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력이 쇠약해지고 발가락 일부를 절단해야 했던 어머니는 이전과 다르게 휠체어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처음 알게 된 무장애나눔길
평소 활동적이었던 어머니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나들이를 가고 싶어 했고, 그때 떠오른 것이 우연히 알게 된 ‘무장애나눔길’이었다. 교통약자가 자연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계단 없는 숲길을 조성한 것이 ‘무장애나눔길’이다. 숲의 입구부터 경사가 낮은 나무테크로 만들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차별 없이 자연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이런 곳이 전국에 적지 않게 설치되어 있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부모님 댁과 가까운 ‘홍천 솔솔헬스 무장애나눔길’에 어머니를 모시고 가기로 했다.
활기를 되찾은 어머니와의 산행
홍천의 명소 중 하나인 무궁화테마파크에 ‘홍천 솔솔헬스 무장애나눔길’이 생긴 후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특히 나무테크 양옆에 자리 잡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인해 인기가 높았다. 어머니와 함께 간 날도 평일이었지만 어린이, 노인 등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외출을 한 어머니 역시 ‘좋다!’라는 감탄사를 반복하시면서 즐거운 기분을 숨기지 못하셨다. 어머니의 마음처럼 휠체어도 어느 때보다 가벼웠고, 피톤치드 가득한 소나무 내음과 시원한 가을바람을 만끽하면서 1.3㎞의 산책로를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또한 산책로 중간지점 위치한 정자 쉼터에서 어머니와 음료수를 마시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속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었다.
모두와 함께 나누고픈 무장애나눔길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네 덕분에 예전처럼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어”라며 “아들, 고마워!”라고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음성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후로부터 어머니와 함께 여러 곳의 ‘무장애나눔길’을 찾아가는 것이 정기적인 행사가 되었다. 그럴 때마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연을 편안하게 감상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새삼 부모님과 가족의 소중함까지 깨닫게 되었다. 더불어 나 역시도 차별과 장애가 없는 무장애나눔길에 마음 깊이 감사드리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인 및 교통약자가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좋은 시설이 여러 곳에 조성되기를 바란다.
이정환 님은 평소에 <디딤돌>을 즐겨 읽고 있었다며, 더 많은 교통약자가 무장애나눔길이 선사하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나누면 좋겠다는 후기와 함께 원고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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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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