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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톡톡
사례로 풀어보는 심리 지원

장애인과의 관계에서
겪을 수 있는
비장애인의 심리 고민

글. 송인애 ㈜한국장애인심리지원센터 대표, 오산대학교 사회서비스학부 겸임교수
사람들의 성격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타고난 성격으로 기질(Temperament)이라고 하며, 이는 일생 동안 비교적 같은 속성을 보입니다. 두 번째 성격은 살아온 환경 속에서 가지는 성격으로 캐릭터(Character)라고 합니다. 장애인의 심리를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본래 가지고 있는 기질과 함께 환경적으로 겪는 장애가 전 생애에 걸쳐 삶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영향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비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장애에 대한 이해를 누군가 공감할 수는 있지만, 동감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CASE 1

저는 무조건 도와주고 싶은데, 그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겠어요. 어떤 사람은 고맙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독서 토론 모임에서 만난 장애인 친구와 모임 이후에 카페도 함께 다니면서 친해졌습니다. 그 친구에게 이것저것 챙겨 주었는데, 어느 날 그 친구에게서 부담스럽다는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먼저 긍정적인 의도로 타인을 돕는 것을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이 본인이 생각하는 소중한 가치관일 수도 있고, 또는 타인이 고마움을 느끼면 그것이 에너지를 높여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늘 타인의 시선과 도움을 받아 온 장애인 당사자는 주도적이거나 독립적인 것을 선호할 수 있습니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기보다는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 주시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때는 도와주기 전에 도움이 필요한지를 먼저 물어보고 함께 상의하세요.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도움을 주고, 원하지 않으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됩니다. 돕고 싶은 마음은 나의 욕구이며, 타인의 욕구는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CASE 2

저희 팀에 지적장애인 동료가 새로 입사했습니다. 저는 그 동료에게 다른 동료처럼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부터 퇴근 후 매일 그 동료로부터 문자가 오고, 답장을 못 보낼 때면 지속적으로 문자가 옵니다. 저는 퇴근 후에는 가능한 회사와 분리하여 여유 있는 시간을 갖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마음 상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할지 고민입니다.

우선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삶에서 일과 균형을 맞추고 싶은 부분에 대해 공감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느껴집니다. 발달장애인 중 자폐성 장애인은 관계에 대한 욕구가 낮은 편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나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지만, 지적장애인의 경우 관계의 표출 욕구가 높을 때는 조직에서의 관계를 일상과 연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을 이해하고 대화를 나눠보세요.
첫 번째, 퇴근 후 연락하는 발달장애인 동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사실과 자신의 욕구를 함께 알려 주어 서로의 욕구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일상과 직장에서 지켜야 하는 것들과 직장인으로서 동료에 대한 에티켓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저녁에 해야 할 말들이 생각이 나면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해서 이야기할 수 있고, 또는 급한 경우라도 상대방이 답장을 보내지 않을 경우, 다른 일이 있거나 답장을 못 할 경우도 있음을 설명해 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나눈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봐 주세요. 스스로 이해하고 궁금한 점은 물어봐서 오해가 없도록 해 주세요. 자신이 이해했다고 답하면 다음에는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CASE 3

언어장애를 동반한 장애인분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속 다시 말해 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냥 알아들은 척하면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고요. 언어장애인과 소통 잘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뇌병변이나 청각장애인 분들이 언어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별 특성에 따른 소통 방법이 다르기에, 만일 처음 만나는 분이라면 어떻게 소통하는 것이 좋을지 묻고 소통을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장애인 당사자와 소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듣고 이해를 못 했을 때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실 것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개인별 특성에 따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필담이 가능하다면 중요한 키워드 등을 써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만일 장애인 당사자에게 활동지원사나 근로지원인이 함께 계신다면, 장애인 당사자에게 함께 온 분에게 도움을 받아도 될지 묻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처음 만난 대상은 잘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지속해서 소통한 사람들은 소통이 더 원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