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가을호 VOL.304

VOL.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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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만남

군더더기를 덜고,
본질을 디자인하다 삼성물산 하티스트
그래픽 디자이너 최현서

글. 임채홍  사진. 봉재석

누군가는 한번쯤 멈춰 섰을 법한 순간에도, 그는 앞으로 나아갔다. 웹툰 작가를 꿈꾸던 소년은 디자인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자폐성 장애인 최현서 씨는 올해 우리 원이 주최한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사업 우수사례 공모’에서 취업 부문 최우수 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회공헌그룹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약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작업물을 만들어가는 최현서 그래픽 디자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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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회공헌그룹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최현서입니다. 주로 콘텐츠 기획과 SNS 홍보물을 제작하여,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가치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하티스트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에서 시각디자인을, 서울동부기술교육원에서 디지털콘텐츠디자인을 전공하며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습니다.
취업 과정에서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부터 온라인 면접 기회와 일자리 정보 등을 도움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준비 과정에서 “할 수 있다”라는 격려와 실질적인 조언을 받은 덕분에, 낯선 면접 환경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제 이야기를 자신 있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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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입사 후 적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올해 7월, 부서 워크숍에서 다른 직원들과 볼링을 치며 친밀감을 쌓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단순히 일을 함께하는 관계를 넘어, 웃고 대화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기에 더욱 뜻깊었습니다.
업무적으로는 하티스트 홍보 브로슈어와 봉사활동 포스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했을 때 성취감이 컸습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바지 착용 팁처럼 실용적인 콘텐츠도 제작했는데, 제가 만든 작업물이 SNS에 게시된 걸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Q. 디자인에 처음 흥미를 느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와 캐릭터 만들기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웹툰 작가를 꿈꾸기도 했어요. 하지만 대학교에서 디자인 분야에서 더 넓은 진로와 다양한 기회를 만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게 됐습니다.

Q. 대학 시절, 디자인 공부를 할 때 어려웠던 적은 없으신가요?

많은 양의 과제와 교수님의 애정 어린 조언에 때로는 지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가족의 변함없는 지지와 격려가 제게 큰 힘이 됐습니다. 항상 제게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해주셨고, 모르는 부분은 함께 고민해 주며 끝까지 저를 응원해 주었습니다. 그 믿음 덕분에 힘든 순간을 버텨냈고, 저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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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업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저는 무엇보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시각적으로 보고 곧바로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이 가장 좋은 디자인이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특히 ‘과유불급’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는 덜어내고 필요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디자인이야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Q. 취미로 택견을 즐기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고, 그 매력을 디자인 작업에 어떻게 반영하고 계신가요?

유튜브에서 우연히 영상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택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다양한 기술과 옛법(옛날에 주로 사용되던 택견 기법)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2024년 10월 23일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택견에 대한 열정은 자연스럽게 디자인 작업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택견장의 홍보 배너를 제작하게 됐는데, 택견의 전통성과 스포츠로서의 역동성을 모두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클라이언트인 관장님의 요청 사항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눈에 ‘택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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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자인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요?

택견을 알리는 인스타툰을 제작해 보고 싶어요. 택견이 가진 매력과 철학을 만화 형식으로 풀어내면 더 많은 사람이 택견에 쉽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멸종위기 동물을 주제로 한 학습 만화를 만들어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도 싶습니다.

Q. 개인 작업이나 포트폴리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네, 실무와 별개로 꾸준히 포트폴리오 작업도 해왔습니다. 그중 김동현 선수의 명함 디자인은 ‘스턴건’이라는 별명에 맞춰, 주먹에 번개를 쥔 콘셉트를 적용해 개인적으로 애착이 갑니다. 그 외에도 공룡 이빨 모양을 글자 디자인에 녹인 공룡 엑스포 포스터, 강아지와 하트 모양으로 놓인 목줄로 표현한 반려견 목줄 착용 공익 포스터 등 다양한 작업을 틈틈이 해 왔습니다. 이런 포트폴리오 작업은 제 취향과 상상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디자이너로서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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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특전대의 멤버 라이온 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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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선수의 별명에 맞춘 명함 디자인
(개인 작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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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이빨 모양이 특징인 공룡 엑스포 포스터
(개인 작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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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으로 놓인 목줄이 포인트인 공익 포스터
(개인 작업물)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디자인적 목표나 작업해 보고 싶은 분야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캐릭터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은 저만의 캐릭터를 통해, 제가 전하고 싶은 생각과 감정을 담을 수 있어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이야기가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아직 개인 작업물 단계이지만 ‘고양이 특전대’라는 캐릭터 시리즈를 작업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자, 호랑이, 재규어 등 맹수를 모티프로 삼아 열·전기·바람 등 개성 있는 속성을 부여하고, 각각 능력까지 설정해 세계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캐릭터들을 활용해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장애를 가진 청년이나 그래픽 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면 성장한 자신을 보게 될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목적지가 눈앞에 보일 거고, 걸어온 길에 후회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 어려운 순간이 와도 자신을 믿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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