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은 취사행위가 이루어지는 작업공간이므로 시각장애인에게 주택의 어느 영역 보다 중요하며, 가스와 전기를 많이 사용하므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주방기구 및 식기류의 사용빈도 및 크기에 따라 보관과 사용이 편리하도록 수납가구를 배치하고 시스템화하는 등 공간을 기능적으로 계획하도록 한다. 이러한 배려를 통해 장애인은 신체적 결함이 보완되어 일의 능률이 오르고 자립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엌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가구는 일련의 작업대 및 상하부 수납장, 식탁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표면은 고광택이거나 지나치게 밝으면 빛을 반사하여 눈부심을 일으키므로 반광택이나 저광택 마감재를 선택하도록 한다. 또한 색채를 대비시키면 더욱 편리한데, 수납장의 문, 작업대 상판, 레인지와 가스오븐 등을 배경과 대비시키는 방법<6-1>, 작업대 일부 벽면을 검정과 흰색 마감재로 대비시키고 투명한 것과 불투명하고 어두운 물체에 따라 배경을 선택 사용하는 방법 등이 그 예가 된다. 작업대의 높이는 730 ∼ 900mm로 자유스럽게 조절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신장에 맞추어 작업이 쉬운 높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개수대와 레인지 사이에서 냄비를 끌고 다니는 경우가 많으므로 개수대, 조리대, 가열대는 높이가 같고 턱이 없이 연결되도록 한다. 이때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레인지 좌우의 조리대 및 배선대는 내열성이 있는 합성물질로 마감되는 것이 좋다.

개수대의 형태는 씻은 것과 씻을 것을 구분하여 식기를 세척할 수 있도록 2조의 싱크가 바람직하며 깊이는 너무 깊지 않은 130 ∼ 170mm 정도가 적당하다. 상부수납장은 작업대의 높이와 손이 닿을 수 있는 최대 높이 사이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버튼으로 눌러 높이를 내릴 수 있는 시스템 찬장을 설치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수납장 문의 형태는 밖으로 돌출되어 시각장애인이 열린문에 부딪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미서기 형태, 접이식 형태, 혹은 문을 위로 올려 철물에 고정 시키는 형태의 찬장문을 설치한다<6-5, 6-6> 식기를 수납하는 선반은 깊이가 너무 깊으면 사용하기 힘들며 높이도 손이 닿는 범위 내에 설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상부장 내부나 벽에 부착된 선반들은 물건이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자리에 미끄럼방지 턱이나 미끄럼방지용 필름이 부착되는 것이 좋다.


하부 수납장 내부에는 서랍이나 선반을 다는 것보다 철물 바구니를 양측판 레일에 다는 것이 보관중인 내용물을 쉽게 볼 수 있고 앞으로 당겨 물건을 꺼내기도 쉬우므로 바람직하며<6-8>, 수저나 간단한 주방기구를 수납하는 서랍은 내부를 잘 분할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6-2>.


또한 마른 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이 바닥에 놓여질 경우 찾기 힘들므로 하부 개수대 수납장 문에 부착시켜 놓는 것이 이상적이다<6-7>.






이외에도 도마는 목재보다는 아크릴 계통을 사용하는 것이 위생적이며 각 수납장 문 또는 서랍의 손잡이는 두껍고 평평한 것을 선택하여 잡기 쉽도록 하고 아울러 용도별로 점자를 부착하여 구분이 잘 되도록 한다. 조리대 및 탁자의 모서리는 둥글게 처리하고 음식물이 탁자 위에 쏟아져도 흘러내리지 않도록 가장자리에 약간의 턱이 있는 것이 좋다.

가열대의 경우, 최근 전기를 열원으로 하는 제품이 나와 있는데, 이는 가스를 열원으로 하는 렌지보다 열효율은 다소 떨어지나 장애인에게 더 안전하고 편하게 사용될 수 있다<6-4>.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조작기는 형태만으로 조절의 정도를 알 수 있는 레버형 조절기가 가장 이상적이다<6-9>


특히 가스렌지의 조절기는 원형 안쪽을 가로질러 직선형 손잡이가 있는 것이 잡기도 쉽고 조절기의 위치도 표시할 수 있어 좋다. 보다 정확하게 조절기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리키고자 하는 숫자나 문자의 크기를 일반보다 크게 양각처리하고 배경과 색채를 대비시키며 조절기 가운데 한쪽을 길게 하고 각 조절 위치마다 찰칵 소리가 나도록 만들면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6-10>. 조절장치가 버튼일 경우에는 표면이 위로 올라와 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형태가 적합하다<6-11>.

그리고 강제가스 흡착기구를 내장시켜 버튼을 한 번 누른 것만으로 간단히 점화 가능하도록 하고 가스렌지의 점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작패널에 점화 확인램프를 버튼에 삽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