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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다
무장애 통합 놀이터, 세종시 땀범벅 놀이터

글. 박성혜 + 사진. 봉재석
‘놀이터’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될까? 미끄럼틀, 철봉, 그네 같은 익숙한 기구와 중간중간 벤치가 놓인 모습이 대부분일 것이다. 여기 놀이터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곳이 있다. 바로 세종시에 있는 ‘땀범벅 놀이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이하 BF) 시설인 ‘땀범벅 놀이터’를 함께 만나 보자.
상상력과 모험심을 키워줄 로프 놀이터 / 장애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는 바구니 그네

놀이터의 주인공, 어린이들이 참여해 만들다

땀범벅 놀이터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가 조성해 만들었다. 놀이터 규모만 축구장 1개 정도인 7,400㎡이다. 세종시 3-2생활권 금강 남측 수변공원에 자리한 놀이터로 이용객의 후기를 보면 칭찬 일색이다. ‘모래도 부드럽고 뾰족한 것에 전혀 다칠 일이 없어서 맨발로도 잘 놀았어요.’ ‘마음 놓고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놀이터 이름처럼 땀범벅 되도록 신나게 놀고 왔어요’

‘꿈의 놀이터’라는 프로젝트로 시작한 개발은 완료 후 ‘땀범벅 놀이터’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 이름은 놀이터 주인공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공모한 결과 ‘땀범벅이 될 때까지 노는 놀이터’라는 아이디어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린이들은 이름 공모에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설계과정부터 감리 활동까지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직접 참여했다.

01 모래 놀이터와 공원 전경. 데크가 설치되지 않은 곳도 길 폭이 넓어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 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세종시 공공놀이터 제1호

2020년 6월 문을 연 땀범벅 놀이터는 통합놀이터로 세종시 공공놀이터 제1호이다. 세종시 보람동 3-2생활권 아파트단지 속에 위치한다. 세종시에서도 가장 큰 놀이터이고 전국에서도 놀이터 면적으로 큰 편. 놀이터 모래질도 유명한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질 좋기로 알려진 주문진 백사장에서 공수한 것이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유아 혹은 어린이들이 뜨거운 볕 아래서도 안전하게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곳곳에 오두막 형태의 시설도 마련되었다. 아이들이 뛰어놀거나 이동하는 바닥은 당백나무 껍질로 친환경적이다. 가공하지 않는 자연 소재의 재료 모래, 나무, 돌 등을 활용한 것이 공원 곳곳에 묻어있다. 벤치도 일반 벤치가 아니라 앉거나 쉬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이색 벤치가 많다.
땀범벅 놀이터의 놀이 및 이용 환경은 누구든 안전하게 마음 놓고 누릴 수 있는 무장애 통합 놀이터로 지난해 12월 우리 원으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을 받았다.

02 보행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놀이터.
03 음수대와 세족대 공간 단차 제거, 모두 이용하는 데 편리할 수 있게 했다.
04 ‌놀이터 진입로에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계단 손잡이 점자표지판 및 점형블록이 설치되 었다.

무장애 통합 놀이터를 만나다

땀범벅이 될 때까지 어떻게 놀 수 있을까? 놀이터에 있는 ‘놀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로프 놀이터’ ‘짚라인 놀이터’ ‘물 놀이터’ ‘모래 놀이터’ ‘통합 놀이터’ ‘드로잉 놀이터’ 등이다. 땀범벅 놀이터는 수변공원과 함께 있다. 그러다 보니 공원 내 놀이터 같은 느낌도 든다. 공원이든 놀이터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보행로가 있다는 점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도로에서 놀이터로 접근하는 입구에도 보행로가 잘 갖춰져 있고, 수변공원 쪽에서 놀이터로 진입하는 입구에도 휠체어 사용 장애인, 시각장애인 등이 불편 없이 놀이터 이용을 할 수 있도록 보행로가 정비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공원 산책길 역시 누구 하나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해둔 모습에 세심함과 차별성이 느껴진다.

모래놀이, 물놀이 등 익숙한 놀이도 있지만, 놀이터에서는 처음 볼 법한 형태의 기구가 흥미를 끌었다. 로프 놀이터, 짚라인 놀이터 경우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제한이 있지만, 아이들의 모험심과 상상력을 키워주기에 더할 나위 없다. 그네도 4가지 종류가 있다. 휠체어 사용 장애어린이가 이용할 수 있는 바구니 그네를 비롯해 여러 형태의 그네가 설치되었다. 회전 놀이대는 휠체어 사용 장애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다. 비장애인 어린이와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공원 내 음수대와 세족대도 여러 곳에 나눠 있다. 이 경우도 휠체어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단차를 제거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도 놀이터 내에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공원과 화장실 출입구, 안내지도 등 촉지도식 안내판과 일부 구간 점자블록을 설치해서 시각장애인이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화장실은 화장실과 화장실 입구에 장애인과 유아를 동반한 보호자가 이용할 수 있는 가족화장실이 마련되었다. 가족화장실 경우 대변기 물 내림 센서는 기본, 비상호출 벨과 휴지 걸이가 대변기 착석 시 손에 닿을 수 있는 높이에 있으며, 세면대도 휠체어 이용자 사용이 쉽도록 손잡이를 상하 가동식으로 설치하였다. 관리사무소에는 구급상자도 마련되었다. 주차장 경우에는 나눔 주차장이 있지만,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이 별도로 마련된 것은 아니다. 다만 주차 후 놀이터까지 이동하는 길에 단차가 없고 공간 폭이 넓어 휠체어 사용 장애인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세종시는 출산율과 아동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이다. 그런 도시에 걸맞게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 아닐까. 코로나 기간 예약제로 운영하던 놀이터는 이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고, 14세 이상은 이용할 수 없으니 이용 시 참고하자. 겨우내 움츠렸던 아이들의 기지개 소리가 들린다. 꽃 피는 봄날, 아이들이 그려낼 웃음꽃이 땀범벅 놀이터에 가득 피어나길 희망한다.

05 ‌공원 이용 안내에 관한 사항은 음성안내로도 송출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화장실, 안내도, 손잡이 등 시설에 점자가 표기되었다.
06 ‌놀이터와 수변공원 함께 있다. 두 공간 모두 진입하는 데 어려움 없이 보행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땀범벅 놀이터 : 세종특별자치시 보람동 664-18